[논평] 최저임금 결정관련 홍영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논평 160717

[논평] 실망스러운 최저임금 결정, 이제 국회가 나설 때

최저임금은 서민들의 적정소득을 보장하여 왜곡된 분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주장의 바탕에는 심화되는 소득격차와 부의 편중을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절박한 현실인식이 깔려있다. 2017년 최저임금이 작은 폭의 인상으로 결정되면서 국민 대다수의 처분가능소득과 소비여력을 확대할 기회를 잃었다. 우리가 고착화되는 저성장 구조 속에서 서민층 소득확대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도 주저한다면, 결과적으로 위협받는 것은 소상공인·자영업자·영세 중소기업의 미래와 국민 대다수의 삶이다.

 

최저임금 결정은 고도의 정치과정이다. 현실 경제에 대한 냉철한 상황판단, 양극화·청년실업 등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과제, 기업·가계 등 개별 경제주체들의 상황을 조화롭게 고려하여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결정과정은 늘 파행을 반복해 왔다.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은 항상 평행선을 달렸고, 결론은 늘 공익위원을 앞세운 정부의 의지대로 내려졌을 뿐이다. 어제의 2017년 최저임금 결정도 노동자와 사용자, 그 누구도 설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최저임금 결정을 지금 구성되어있는 최저임금위원회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최저임금법이 처음 제정된 1986년 이후 30년간 현행 제도를 유지하도록 한 것은 결국 정부와 국회다. 당사자 교섭의 틀을 차용한 최저임금위원회에 결정을 미뤄 여·야·정 모두 정치적 부담을 회피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급격한 성장과 경제전체의 소득수준 향상을 경험한 87년 이후나, IMF위기 극복에 전력한 시기, 노사정위원회의 조합주의적 시도가 유의미했던 과거에는 최저임금위원회 틀이 유효했다.

 

하지만 현재의 최저임금결정 시스템은 그 수명을 다했다. 지금의 구조로는 유의미한 최저임금 인상을 이뤄내기 어렵다. 최저임금의 극적 인상을 위해서는 양극화를 해소하고 대한민국이 새로운 경제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회적 대화와 합의가 필수적이며, 현실 경제의 충격을 완화할 경제민주화 개혁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는 힘도 함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시스템으로 나아가기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과 종합적 제도 정비는 정치의 몫이다. 국민을 대표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결정을 내리고, 보완책도 함께 마련하며,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는 국회가 전반적 제도개편 작업에 나서야 한다.

 

제도적 대안은 다양하다. 단기·중기·장기의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법으로 결정할 수도 있고, 현행의 최저임금위원회 틀을 국회로 가져올 수도 있다. 국회에 예결특위와 유사한 최저임금특위를 설치하여 최저임금 결정 권한과 입법권을 함께 부여할 수도 있다.

 

최저임금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국민적 토론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며, 오늘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소득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이 새로운 경제·사회 모델로 발전해가기 위한 공감대의 기초를 쌓는 일이다.

 

이와 관련하여 각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것이며, 정기국회에서는 최저임금제도의 전반적 개편을 최우선으로 논의할 것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홍영표